북어국 - 김선우 > 취미/문학/유머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뒤로가기 취미/문학/유머

문학 북어국 - 김선우

본문


 


 

북어국  - 김선우 

 


길 가다 한 사내 보았는데
글쎄 낯이 익어
한 천 년 된 마음은 뜨거웁고
건널 수 없던 서늘한 내는 깊어
꽃잎 한 장 나부껴 떠오더라는 얘긴데

이 생에 어긋나면 어느 골짜기 바람이 될까
만취한 사내 아랫목에 누이고
북어를 땅 땅 두드렸다는데
부끄러이 내 껍질 벗고 여윈 살점을 추려
더운 국물 한 사발 끓여 올렸다는데

한 천 년 곰삭여 온
깊은 잠 달디달게 자고 일어났더니
내가 없더라는 얘긴데
밥상머리에 정갈하게
내 뼈만 소복소복 쌓였더라는 얘긴데

눈부신 빈 사발
그제사 찰랑거리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770건 13 페이지
게시물 검색
Copyright © 2010-2021
antibible.co.kr./antibible.kr.
All rights reserved.
 
• 안티바이블 •

• 본 사이트에 게재 된 이메일 주소가 자동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거하여
처벌 될 수 있습니다.
 
• 본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와 컨텐츠(이미지, 게시글등)는 사이트의 재산이며,
저작권과 상표권을 규율하는 관계 법률들에 의거하여
보호 받습니다.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