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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승 / 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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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 / 김해자

 



물길 뚫고 전진하는 어린 정어리떼들을 보았는가

고만고만한 것들이 어찌 말도 없이 서로 알아 제각각 한 자리를 잡고

어떤 놈은 머리가 되고 어떤 놈은 허리가 되고 꼬리도 되면서

한몸 이루어 물길 헤쳐 나아가는

난바다 헤치고 태평양 인도양 지나 남아프리카까지

늠름한 정어리떼들을 보았는가



가다가 어떤 놈은 가오리떼 입속으로 삼켜지고

가다가 어떤 놈은 군함새의 부리에 찢겨지고

가다가 어떤 놈은 거대한 상어와 고래의 먹이가 되지만

죽음이 삼키는 마지막 순간까지 빙글빙글 춤추듯 나아가는

수십만 정어리떼, 끝내는 살아남아 다음 생을 낳고야 마는

푸른 목숨들의 일렁이는 춤사위를 보았는가
 


수많은 하나가 모여 하나를 이루었다면

하나가 가고 하나가 태어난다면 죽음이란 애당초 없는 것

삶이 저리 찬란한 율동이라면 죽음 또한 축제가 아니겠느냐

영원 또한 저기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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