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환생 / 허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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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 허홍구
장충단 공원 오른쪽 언덕배기
사명대사 동상이
뙤약볕에 홀로 서서 묵언 중입니다
그 동상 앞 맨바닥에 몸을 내려놓고
매미 한 마리 지금 공양 중입니다
한 무리 개미떼에게 몸을 바치는 것이지요
아마 이 공양이 끝나고 나면
매미는 수 백 마리 개미로 몸을 바꾸겠지요
햇살이 뜨겁게 쏟아지는 오후
그 폭염 속에 쭈그리고 앉아서
또 다른 환생의 꿈을 꾸었습니다
매미가 개미로 몸을 바꾸는 동안
내 몸은 우주에 가득 퍼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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