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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영취사 홍련을 보았느냐고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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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사 홍련을 보았느냐고
 
/ 김수영




누가 묻는다

영취사 홍련을 보았느냐고
빈 뼈 토막 같은 연근 한 마디를 구해 와 싹을 틔웠더니
바람이 불 때마다 연잎에서도 향기가 난다며


절 한 귀퉁이를 돌 때
살짝 누군가의 옷깃을 스친 것도 같은데
내 발자국 앞에 눈에 보이지 않는 발자국이 있어
그 자리를 따라가는 것 같은데


지나간 발자국에서도 향기가 날까?
붉은 꽃도 지고 푸른 잎도 지고
흐린 물 속에는 탁발을 나가는 검은 발목뼈들


영취사 홍련을 보았느냐고
바람이 불 때마다 살강살강 찰강찰강
물 밖으로 걸어나가는 젖은 발을 보았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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